시, 내 가슴에 머물다 간 향기...

빛 앞에서

가행 2013. 11. 19. 14:10

내 앞엔 등잔불이 환하게 타오르고 있었다

나는 빛을 보고 있었고

빛은 현란한 몸짓으로 나를 환히 비추었다.

 

'내가 빛을 보았다'고,

'여기 빛이 있다'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.

 

내가 빛에 취해

점점 더 가까이 다가갈 수록

내 그림자 더욱 짙은 어둠 길게 드리우고 있었다는 걸 

미처 알지 못했다.

 

빛 앞에서,

 

티없이 맑고 투명해지거나

먼지 알갱이보다 작고 작아져

내 존재 사라져 버리지 않는 한

 

나는 늘 빛을 가리는 그림자 드리울 수 밖에 없음을

그제사 알게 되었다

 

11.1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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