봄비
- 후쿠시마 원전 사고 그 해 봄...
비,
봄비가 온다.
황사먼지 가득 품고
방사성 요오드와 세슘도 얼마쯤 섞여 있을
죽음의 비가
나뭇가지, 마른 땅
촉촉이 내려앉는다
생명의 봄비 속에
죽음의 가루 날려 보낸
사람들은
한 방울이라도 맞을 새라
비옷과 우산으로 온 몸 꽁꽁 감쌀 때
나무는,
땅은,
온 몸 흠뻑 빗줄기를 받아들인다.
이리저리 헤메던 죽음의 가루
제 몸 속에 차곡차곡 품어내며
처음부터 여전히 빗 속에 존재했던
생명의 기운 고이 모아
연두빛 새싹을 틔워낸다.
고운 새순 돋아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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